대장암 수술 후기
2018년, 평소와 다름없이 생활하던 중 화장실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혈변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치질이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에게 말해도 "치질일 거야"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혹시나 싶어 약국에서 대장암 진단키트를 구매해 테스트해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날, 배가 심하게 아파 병원에 갔다. 의사는 치열(항문이 찢어진 상태)이라며 문제없다고 했고, 나는 안심했다.
하지만 이상한 피로감이 몰려왔다. 입 냄새가 심해지고 가스가 자주 차는 느낌이 들었다. 결혼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계속되는 복통과 혈변. 결국 다른 병원을 찾아갔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 후 의사는 한참을 모니터를 보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암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믿고 싶지 않았지만, 조직검사 결과는 냉정했다. 대장암이었다.
병원 선택과 치료 계획 수립
암 진단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병원 찾기였다. 대장암 수술 경험이 많은 곳을 알아보기 위해 블로그와 유튜브를 샅샅이 뒤졌다. 지방에서도 수술을 받을 수 있었지만, 대학병원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치료 계획을 세우고 수술 날짜를 잡았다.
병원에서는 CT와 MRI 검사를 추가로 진행했고, 다행히 전이는 없었다. 의사는 대장의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진행할 거라고 했다. 장루(인공항문) 가능성도 있었지만, 최대한 장을 살려보겠다고 했다.
대장암 수술 과정 및 회복기
수술 전날 – 마지막 준비
입원 후 가장 힘들었던 건 대장 정리 과정이었다. 많은 양의 장 청결제를 마시고,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날락했다. 수술 당일, 의사는 내게 복강경 대장 절제술을 진행할 거라고 설명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술 잘 될 겁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긴장이 풀리지 않았다.
수술 후 –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
눈을 떴을 때, 배에는 여러 개의 구멍이 나 있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통증이 밀려왔다. 배를 가르는 듯한 느낌. 무통 주사가 있었지만 효과가 미미했다. 간호사는 무조건 많이 걸어야 한다고 했다. 정말 힘들었지만, 화장실까지라도 가겠다는 생각으로 한 발씩 내디뎠다.
회복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음식 섭취였다. 처음에는 미음부터 시작했고, 점점 부드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배변 습관도 달라졌다. 작은 양을 여러 번 보는 형태로 바뀌었고, 장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항암 치료와 부작용 관리
암 병기(단계)에 따라 항암 치료 여부가 결정되는데, 나는 항암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2기 후반~3기 초반이었다. 하지만 혈관 쪽이 우려된다고 해서 보조 항암 치료(6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항암 치료 후 가장 힘들었던 건 손발 저림과 피로감이었다. 예상했던 것만큼 머리가 빠지거나 심한 구토는 없었지만,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한 달 내내 감기 걸린 것처럼 몸이 무거웠다. 의사의 조언대로 규칙적으로 가벼운 운동을 하며 부작용을 극복했다.
완치 판정과 이후 생활
5년 동안 6개월마다 대장내시경, CT, MRI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드디어 5년이 지난 2023년 2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긴 싸움이 끝난 것이다. 하지만 완치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식단을 철저히 관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태해졌다. 치킨, 피자, 햄버거 등 가공식품도 먹고, 운동도 소홀해졌다. 완치 후의 생활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깨닫고, 규칙적인 식단과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대장암 치료비와 경제적 지원 제도
대장암 수술과 치료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정부 지원 제도를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항목 | 지원 내용 |
중증환자 의료비 | 본인 부담금 5% 적용 |
실비보험 | 실손보험 가입 시 수술비 보장 |
암 환자 연말정산 | 5년간 장애인 공제 적용 가능 |
암 보험이 없던 내게 실비보험은 큰 도움이 되었다. 입원비, 검사비 등은 대부분 청구할 수 있었고, 중증 환자 등록으로 수술비 부담도 줄었다.
마무리: 대장암 극복 경험과 전하고 싶은 이야기
대장암 진단을 받았을 때, 나는 너무 두려웠다. 하지만 암은 이겨낼 수 있는 병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꾸준한 관리였던 것 같다.
-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생명을 살린다. 50세 이상이라면 꼭 대장내시경을 받길 권한다.
- 걱정만 하지 말고 정보를 찾아라. 정확한 정보를 아는 것이 두려움을 줄인다.
- 걷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다. 수술 후 힘들어도 무조건 걸어야 한다.
- 완치 후에도 건강 관리가 중요하다. 암은 끝이 아니라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다.
이 글을 읽는 분 중 누군가는 지금 대장암 진단을 받고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반드시 이겨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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